송골매 3집

송골매의 전성시대, 한국형 하드록 사운드의 기준을 제시하다! 

<어쩌다 마주친 그대>, <모두 다 사랑하리>가 실린 2집으로 차트를 맹공한 송골매. 더 진일보한 사운드는 물론 단단한 송라이팅으로 인기를 유지시켜 준 그들의 3집.
 

주지하다시피 송골매는 아마추어리즘에 입각한 캠퍼스 그룹사운드로 커리어를 시작해 방송/영화/클럽을 종횡무진 누비는 인기 밴드로 떠올랐다. 두 번째 앨범으로 한국 록 전성시대가 왔음을 만천하에 고한 이 밴드는 본 작을 통해 한국형 록 사운드의 전범(典範)을 제시했고 또 완결해냈다.
 

전작에서 보여주었던 애상적인 멜로디와 정제된 노랫말을 두른 사이키델릭/블루스/하드록을 꾹꾹 눌러 담은 이 앨범은 단언컨대 송골매 디스코그래피에서도 최상단에 놓일 자격이 충분하다. 펑키한 리듬감으로 분위기를 잠식하는 <처음 본 순간>, 블루지한 <한줄기 빛>, 송골매가 발표한 최고의 발라드라 해도 손색이 없는 <빗물>의 매력은 현재 시점에서도 식지 않은 감동을 전해준다. 송골매는 이 앨범으로 서구의 록 사운드와 한국의 토속(土俗)을 절묘하게 융합했고, 자신만의 정체성을 또렷하게 구성해냈다. 정교하고도 섬세한 연주력이 바탕에 있었다고 언급하는 건 사족일 뿐이다. 시대정신을 예리하게 포착한 연주 장인들의 탁출한 기교가 다시 마법을 부렸다.

 이경준 (록 평론가)

    180g 블랙 바이닐
    싱글 바이닐
    한정반
    해설지, 가사지와 이너슬리브
    ‘처음 본 순간’, ‘빗물’, ‘아가에게’, ‘한줄기 빛’ 수록